사십 오번의 당신 저번 달 난 당신을 찾으로 미국에도 가고 영국에도 갔다. 솔직히 영국은 계속 비만 내려서 찝찝함과 짜증남이 끊이지 않았다. 이 이야기는 중요하지 않으니깐 여기까지만 하도록 하죠.... 어쨌거나 그를 발견한 난 그에게 곧장 달려가 갈비뼈를 으스러트리고 싶었지만, 옆에 있던 녀석이 날 붙잡고 놓아 주려 하지 않은 듯해서 실패했다. 그 녀석은 '매번' 내게 붙는 크레아 란 녀석인데... '당신'은 모르니 이야기 해 드릴게요. 오늘은 그런 그가 내게 한 '쓸모 없는 소식'을 전했다. 뭐냐, 이 x같은 날짜는... 오늘은 그에게 고백을 했다. 정확히는 오늘'도' 지만... 예상과 같이 그는 나의 고백을 차버렸다. 난 벌써 그에게 30번이상은 더 고백을 했다. 30번이란 숫자를 넘겨가고 나서부턴 ..
사과밭지기, 기다립니다로스x알바x로스 합작 모자토끼 씀 [기다려주세요.]눈을 떴다.비추는 햇빛, 아직은 서늘한 날씨가 기분 좋다. 바람은 커튼과 춤을 추며 그를 스친다.침대에서 일어난 알바는 바깥을 보며 기지개를 켰다.어제와 같은 오늘이 왔다.오늘도 기다리고 있어. 과수원의 일상은 평화롭다. 새벽에 일어나 아침을 간단히 먹고, 과수원에 나가 일한다. 요즘에야 여러 가지 기계를 이용해 밭을 일구는 모양이나 알바에게는 어색하고 낯선 일이다. 덕분에 오늘도 그는 연장 몇 가지가 든 가방과 수레를 질질 끌며 과수원으로 나간다.사과나무에는 꽃이 피었다. 하얀 꽃봉오리는 수줍게 웃는다. 점점이 피어있는 꽃이 바람에 흩날린다. 이맘때면 저도 모르게 즐거움에 취해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분명 이 꽃들은 자라 붉고 탐스러..
알바가 눈을 뜨고 처음으로 느낀 이질적인 것은 제 눈을 찌르는 햇빛이었다. 그 두 번째로 느낀 이질적인 것은 예전보다 작은 침대였다. 세 번 째로 느낀 이질적인 것은 더 이상 느낄 수 없는 옆자리의 온기였다. 알바는 바로 눈 뜨지 못했다. 어디에서 기어들어 온 것인지 모를 햇빛이 집요하게 눈을 찌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알바는 늦잠을 자고 싶어 했던 어릴 적처럼 투정을 부리며 몸을 둥글게 말고 이불을 머리끝까지 올려 덮었다. 그것은 어른이 되어서도 고쳐지지 않는 그의 버릇이었다. 그러나 어릴 적처럼, 전처럼, 그를 깨워주는 이는 이제 어느 누구도 없었다. 그 적막함이 몸을 꿰뚫어 와 알바는 뜨고 싶지 않은 눈꺼풀을 힘겹게 올릴 수밖에 없었다. 곧장 이불을 걷어내지는 않았다. 알바가 이불 밖으로 천천히 손..
우리 결혼합니다! 옛날 옛날에, 아주 먼 옛날에, 아주 평화로운 한 나라가 있었습니다. 농사는 풍년이었고, 왕은 현명하게 백성들을 다스렸습니다. 무엇보다도 왕국을 가장 행복하게 했던 것은 올해로 15살을 맞이한 한 떨기 꽃과 같은 공주님이었답니다. 공주님은 무럭무럭 자랐고 왕을 비롯한 백성들은 그런 공주님을 아주 아꼈답니다. 그런데 이런 평화로운 왕국에 어느 날 이변이 일어났습니다. 온 몸에 칠흑 같은 망토를 두른 무시무시한 마왕이 군대를 이끌고 왕국으로 온 것입니다. 마왕은 가장 먼저 공주님을 자신의 성으로 납치하고 자신의 부하들을 인간계로 보냈습니다. 마왕의 부하들은 마을을 습격했고, 많은 사람들이 다치거나 죽었습니다. 평화로웠던 왕국은 점차 황폐해지고 백성들도, 왕궁 사람들도 매일매일을 절망과 공포..